[스크랩] 복음주의 신학자 알리스터 맥그래스 교수 "신학을 하면 삶의 문제에 해답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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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주의 신학자 알리스터 맥그래스 교수 "신학을 하면 삶의 문제에 해답이 보여요"
국민일보 입력 2014.04.01. 03:44
21세기 복음주의 교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알리스터 맥그래스(61) 교수가 신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맥그래스 교수는 31일 국민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신학은 목회자나 신학자의 전유물이 아니라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공부할 수 있다"며 "신학적 주제들을 깊이 성찰함으로써 개인의 신앙이 성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학은 하나님의 정체성과 예수 그리스도의 중요성, 구원의 본질 등에 대한 지난 2000년간 논의와 고민의 산물"이라며 "신학은 신자들의 삶과 생각을 부유하게 한다"고 말했다.

맥그래스 교수는 리처드 도킨스와 같은 '신(新)무신론자' 등과 맞서며 기독교를 적극 변호해 왔다. 그는 신학이 신자 개인의 삶에서 맞닥뜨리는 도전과 삶의 문제에 대한 답변을 제시한다고 보고 다양한 강연과 논쟁 속에 뛰어들어 순전한 기독교를 증거해 왔다. 20대 초반까지 무신론자였던 그는 분자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J I 패커 등 복음주의 신학자들의 영향을 받으며 신학으로 삶의 항로를 바꿨다. 이후 신학과 과학, 기독교 변증의 분야를 다루면서 전 세계 복음주의 신학에 과학적 토대를 제공했다.
그는 지난달까지 영국 런던의 킹스 칼리지에서 신학과 선교학, 교육학을 가르쳤으며 '신학·종교·문화 연구소장'을 맡았다. 맥그래스 교수는 1일부터 모교인 옥스퍼드대로 다시 자리를 옮겨 과학과 종교의 관계 연구를 담당하는 '안드레아스 이드레오스' 석좌교수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2008년까지 옥스퍼드대 위클리프홀 학장이자 역사신학 교수를 지냈다. 맥그래스 교수는 페이스북(facebook.com/AlisterMcGrath)을 통해서도 새로운 형태의 '변증'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엔 '신학이란 무엇인가'(복있는사람)를 펴냈다.-한국에서 신학은 목회자나 신학자의 전유물로 인식되곤 한다. 신자에게 신학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목회자나 신학자가 기독교 신학에 대한 건실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특별히 설교와 강의를 잘 준비하고 풍성하게 하려면 더욱 그래야 한다. 평신도들은 그들의 신앙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신앙은 기독교 신학의 중요 주제들을 깊이 성찰함으로써 강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신학은 비기독교인 이웃에게 기독교를 설명할 때나 기독교를 비판하는 사람들로부터 기독교를 변증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디서부터 신학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가.
"나는 1976년 신학 공부를 시작했다. 옥스퍼드대에서 자연과학으로 학부 과정을 마친 직후였다. 당시 한 동료에게 신학 공부를 어디서 시작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칼 바르트의 저작 중 일부를 읽으라고 권했다. 이것은 나의 경우다.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못할 수 있다. 신학 공부를 시작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자신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신학자, 예를 들자면 요즘엔 N T 라이트 등 저명한 학자들의 글을 읽는 것이다. 그러면서 선배 신학자들의 도움을 받고,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기면 신학 고전들을 연구하면 된다."
-신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덕목은 무엇인가.
"첫째 인내와 겸손이다. 기독교 신학의 부요함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살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지름길을 원한다. 하지만 속도에 집착하다 보면 무엇을 배우는지 제대로 소화하지도 못한 채 특정 신학 개념만 수용할 수 있다. 신학이란 여러 생각들의 집합체가 아니다. 그것은 생각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겸손이다. 삼위일체 같은 교리를 다룰 때는 인간 이성이 한계가 있음을 깨달아야만 한다. 겸손이란 인간의 한계를 인식하는 것이다."
-이제 신학은 신학교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활동이 아니라 출판이나 언론, SNS 등으로 확산된다.
"이러한 변화는 매우 중요하다. 많은 젊은이들이 책이나 학교 수업을 최선의 배움터로 보지 않는다. 지식은 다양한 방식으로 전파되고 있다. 신학교나 대학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제대로 반응해야 한다. 신학 교육 방법으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전통적 신학 공부 방법들이 여전히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예를 들면 숙련된 교사의 지도로 이루어지는 심화학습은 기술문명 발전에 힘입은 새로운 교육 방법으로는 대체가 어렵다. 다음 세대까지는 신학 교과서의 역할이 계속될 것이다."
-그렇다면 21세기를 살면서 오래된 과거의 신학을 공부하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는가.
"기독교 신학은 신비에 맞서 이성으로 씨름하는 일이다. 우리가 파악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지적으로 씨름하는 일이 가치 있고 필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신학이란 우리로서는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것과 대면하는 일이며, 따라서 우리 손 안에 있는 분석과 해명의 도구들을 이용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신학 공부는 탐사 항해를 하는 것과 같다. 세계 기독교가 새롭게 확장되고 환태평양 지역에서 약진하면서 신학은 현대의 지적 문화를 열어가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서구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기독교가 상당히 주변화되고, 신학의 빈곤을 넘어 신학이 실종됐다는 지적이 많다. "서구 기독교에서 발견되는 특징 중 하나는 신앙에 대해 실용주의적 접근법을 취하는 경향이 증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목회자와 신자들이 다루어야 할 문제들은 실천적인 부분이 많다. 신학은 그런 상황에서 종종 쓸모없어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 위험이 있다.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의 이론적 토대가 되는 신앙의 큰 그림을 보지 못하게 하는 위험이다. 신학이 제대로 행해지고 바로 이해된다면 세상을 보는 중요한 방법을 제공해 준다고 믿는다."
◇도움 주신분=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김진혁 교수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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