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예술/좋은 詩

정호승 - 내가 사랑하는 사람

心中火熱頭腦冷精 2013. 4. 27. 20:46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 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 정호승의 "내가 사랑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