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아내의 노동 / 이해웅 아내의 노동 / 이해웅 아내가 다림질을 하고 있다 집중과 몰입이 한 세계를 열고 있다 와이셔츠의 등줄기를 다리고 이내 목덜미를 다린다 바라보는 나의 등줄기와 목덜미가 이내 뜨뜻해 온다 찌그러졌던 셔츠가 환하게 웃으며 바로 선다 아내 손길이 얼룩진 나를 어루만져 바로 일으켜 .. 문화와 예술/좋은 詩 2014.01.19
[스크랩] 겨울 바다 / 강세환 겨울 바다 / 강세환 아침 동틀 무렵 어머니는 아버지 잠바를 걸치고 잠든 우리들 머리맡을 지나 돈 벌러 어판장에 나갔다 겨울 내내 어머니는 바다를 상대로 허기진 살림을 꾸려 나갔다 저녁 해질 무렵 아버지는 술집에 가서 소주를 마시고 나와 동생에게 막국수를 삶아 주었다 겨울 내내.. 문화와 예술/좋은 詩 2014.01.19
[스크랩] 고백 / 정일남 고백 / 정일남 꽃 파는 상점 앞을 지나면 거기 우수를 핥고 있는 내 언어의 욕망들은 피어있네 어긋난 인연의 몹쓸 사랑도 너는 피어 있느냐 꽃들은 저마다 실연(失戀)한 얘기를 들으려고 눈을 껌벅이네 시(詩) 한 편을 팔아 꽃을 사면 여자는 두근거리게 좋아했지 내 시는 밥상과는 거리.. 문화와 예술/좋은 詩 2014.01.19
[스크랩] 알고보면 / 이규리 알고보면 / 이규리 사랑하는 사람이 침묵할 때 그때의 침묵은 소음이다 그 침묵이 무관심이라 여겨지면 더 괴로운 소음이 된다 집을 통째 흔드는 굴삭기가 내 몸에도 있다 침묵이자 소음인 당신, 소음 속에 오래 있으면 소음도 침묵이란 걸 알게 된다 소음은 투덜대며 지나가고 침묵은 불.. 문화와 예술/좋은 詩 2014.01.19
[스크랩] 정전기 / 이규리 정전기 / 이규리 내가 겨울에 뜨겁습니다. 집중 때문이지요. 열 개의 손가락에 퍼져 있는 삼천 오백 볼트의 전류를 지니고 칩거하는 날은 바람이 맵지요. 반 작용을 아십니까. 뚜껑을 덮으면 맹렬해지는 주전자 속의 끓는 물처럼 생각은 수위를 넘고 내 언어가 없는 곳에 당신이 있습니다... 문화와 예술/좋은 詩 2014.01.19
[스크랩] 한 사람 / 최병무 1973년 겨울여행, 남해 가는 길 한 사람 / 최병무 길을 찾아 다니다가 언제 길을 잃었다 그날 이후 한 사람을 사랑하다 그 일이 負債로 남겨진 세월 가난한 사랑은 얼마나 잔인한 길들이기였던가 후회하는 곳에 유물처럼 남아있는 온전한 모습, 아직도 한 사람 사랑하는 것이 기억하지 못하.. 문화와 예술/좋은 詩 2014.01.19
[스크랩]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 박용재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 박용재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저 향기로운 꽃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저 아름다운 목소리의 새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숲을 온통 싱그러움으로 만드는 나무를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이글거리는 붉은 태양을 사랑한 만큼 산다 외로움에 젖.. 문화와 예술/좋은 詩 2014.01.19
[스크랩] 미안한 말씀 / 박이화 미안한 말씀 / 박이화 평소 가슴 노출을 병적으로 즐기던 미모의 탤런트 겸 여배우가 이번엔 거의 전라의 차림으로 인터넷 사이트를 후끈 달구고 있다 나, 뜨거운 여자··· 이건 그녀 생각이겠지만 병이 깊으니 약도 없구나··· 이건 내 생각이다 잠자리 날개처럼 투명한 시폰 드레.. 문화와 예술/좋은 詩 2014.01.19
정호승 -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 문화와 예술/좋은 詩 2013.04.27
[스크랩] 눈 오는 마을 눈 오는 마을 /김용택 저녁 눈 오는 마을에 들어서 보았느냐 하늘에서 눈이 내리고 마을이 조용히 그 눈을 다 맞는 눈 오는 마을을 보았느냐 논과 밭과 세상에 난 길이란 길들이 마을에 들어서며 조용히 끝나고 내가 걸어온 길도 뒤돌아볼 것 없다 하얗게 눕는다 이제 아무것도 더는 소용.. 문화와 예술/좋은 詩 2013.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