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기 / 이규리
내가 겨울에 뜨겁습니다. 집중 때문이지요. 열 개의 손가락에 퍼져 있는
삼천 오백 볼트의 전류를 지니고 칩거하는 날은 바람이 맵지요.
반 작용을 아십니까. 뚜껑을 덮으면 맹렬해지는 주전자 속의 끓는 물처럼
생각은 수위를 넘고 내 언어가 없는 곳에 당신이 있습니다. 말이 닿지 않는
곳, 하여 내가 검지를 펴서 당신을 지목한다면 삼천오백 볼트의 전류가
순식간에 늑골을 관통해 한 마음을 지우겠지만 그냥, 깜짝 깜짝 놀라며
나는 여기 더 살아있을게요 당신을 탁 놓고
출처 : 淸韻詩堂, 시인을 찾아서
글쓴이 : 동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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